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 아파트 주거비중은 얼마나될까?
대한민국 아파트 거주 비율이 53.9%라는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조금 의외였다.
나는 오랫동안 분당을 시작으로 하남 미사지구, 동탄2신도시 같은 택지개발지구에서 일을 했다.
상가와 오피스텔을 분양하기도 했고, 아파트 주변 근린상가 개발을 접한 시간도 길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일하면서 매일 보던 풍경은 거의 비슷했다.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그 앞에 상가가 생기고,
주변에 오피스텔이 들어섰다.
차를 타고 어디를 가도 아파트가 보였다.
그래서 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대한민국 사람의 70~80% 정도는 당연히 아파트에서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 살고 있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온통 아파트뿐인 나라에서 나는 주택에 살고 있네. 내가 조금 다른 선택을 하고 사는 건가?”
그러다 최근 통계를 찾아봤는데, 예상과 상당히 달랐다.
대한민국 아파트 거주 비율은 53.9%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가구 가운데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는 53.9%**다.
2023년 53.1%에서 0.8%포인트 늘었다.
즉 대한민국 일반가구 10가구 가운데 약 5.4가구가 아파트에 사는 셈이다.
처음에는 숫자를 잘못 본 줄 알았다.
내가 생각했던 70~80%와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계를 조금 더 살펴보니 이유가 보였다.
2024년 일반가구 주거 형태
| 구분 | 비율 |
|---|---|
| 아파트 거주 가구 | 53.9% |
| 1인가구 비율 | 36.1% |
| 1인가구 중 아파트 거주 | 35.9% |
| 세종 아파트 거주 가구 | 79.0% |
| 제주 아파트 거주 가구 | 25.9% |
2024년 1인가구는 약 804만 가구로 일반가구의 36.1%까지 늘었다. 특히 1인가구 가운데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율은 35.9%에 그친다.
그런데 전체 주택의 65.3%가 아파트다
여기에서 숫자가 조금 헷갈릴 수 있다.
2024년 대한민국 전체 주택은 약 1,987만3천 호이고, 이 가운데 아파트는 약 1,297만4천 호, 전체 주택의 65.3%를 차지한다.
그런데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는 일반가구 비율은 53.9%다.
왜 두 숫자가 다를까?
이유는 간단하다.
‘전체 주택 가운데 아파트가 몇 채인가’와 ‘전체 가구 가운데 몇 가구가 아파트에 사는가’는 서로 다른 통계이기 때문이다.
주택 수와 가구 수는 일치하지 않는다.
빈집도 있고, 한 가구가 여러 주택을 소유하는 경우도 있으며, 오피스텔처럼 거주하고 있지만 주택 통계에서 다른 형태로 분류되는 거처도 있다.
따라서 아파트 비중이 65.3%라고 해서 대한민국 가구의 65.3%가 아파트에 산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는 왜 70~80%라고 생각했을까
내 경우에는 이유가 명확했다.
내가 오랫동안 일했던 곳들이 대부분 택지개발지구와 신도시였기 때문이다.
분당을 떠올려 봐도 그렇고, 하남 미사나 동탄2신도시를 봐도 마찬가지다.
신도시는 대부분 대규모 아파트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먼저 대단지 공동주택이 들어오고 그 배후수요를 따라 상업시설, 근린생활시설, 오피스텔이 만들어진다.
나는 그런 곳에서 오랫동안 부동산 일을 했다.
그러니 매일 눈에 들어오는 대한민국은 사실상 ‘신도시의 대한민국’이었던 셈이다.
그 모습을 대한민국 전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지역을 바꾸면 전혀 다른 대한민국이 보인다
지역별 숫자를 보면 이 차이가 더욱 분명하다.
2024년 기준 아파트 거주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 79.0%**다.
반면 가장 낮은 곳은 **제주 25.9%**다.
세종에서는 거의 10가구 중 8가구가 아파트에 살지만 제주에서는 4가구 중 1가구 정도다.
같은 대한민국인데도 주거 모습이 이렇게 다르다.
서울이나 경기 신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대한민국의 아파트 거주 비율을 실제보다 높게 예상하기 쉽다.
반대로 읍·면 지역이나 단독주택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다면 전혀 다르게 느낄 수도 있다.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내가 어디에서 살아왔고 무엇을 많이 봤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인가구가 많아진 것도 중요한 이유다
2024년 1인가구는 약 804만 가구다.
전체 일반가구의 **36.1%**까지 올라왔다.
더 흥미로운 것은 1인가구의 주거 형태다.
1인가구 가운데 아파트에 사는 비율은 35.9%다.
다가구단독주택은 20.1%이며 다세대주택, 일반단독주택, 오피스텔·고시원 등을 포함한 주택 이외의 거처 등으로 넓게 분산돼 있다.
가족 단위의 3~4인 가구만 떠올리면 아파트 비중이 훨씬 높아 보인다.
그러나 대한민국 가구 구조 자체가 1~2인가구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24년에는 1인가구와 2인가구를 합치면 일반가구의 **65.1%**에 달한다.
주거 통계를 볼 때 이제는 이 변화를 빼놓기 어렵다.
아파트 거주 비율은 그래도 계속 늘고 있다
그렇다고 대한민국에서 아파트의 영향력이 작다는 의미는 아니다.
2020년 일반가구의 아파트 거주 비율은 **51.5%**였다.
2023년에는 53.1%, 2024년에는 53.9%로 올라왔다.
정리하면 이렇다.
2020년 51.5%
→ 2023년 53.1%
→ 2024년 53.9%
대한민국의 아파트 거주 비율은 여전히 증가하는 방향이다.
신규 주택 공급에서 아파트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도시지역의 주거 형태도 아파트 중심이기 때문에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파트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다”와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이 아파트에서 산다”는 같은 말은 아니다.
주택에 살면서 오히려 보이기 시작한 것
나 역시 지금 주택에 살지 않았다면 이런 통계를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파트에 살 때는 아파트가 너무 당연했다.
관리도 편하고, 주차도 상대적으로 편하고, 주변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주택에 살면서 다른 장점도 알게 됐다.
층간소음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마당이나 외부공간을 사용할 수 있고, 내 공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물론 관리해야 할 것도 훨씬 많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 하나가 무조건 더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활 방식이 다르면 좋은 집의 기준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가졌던 질문도 조금 달라졌다.
“온통 아파트인데 왜 나는 주택에 살고 있지?”
에서 이제는
“우리는 정말 아파트를 좋아해서 아파트를 선택한 걸까, 아니면 아파트 중심으로 만들어진 도시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한 걸까?”
라는 질문이 생긴다.
53.9%라는 숫자 하나가 주거를 보는 생각을 조금 바꿔놓았다.
대한민국 아파트 거주 비율에서 읽을 수 있는 것
대한민국은 흔히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불린다.
그 표현이 완전히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전체 주택의 약 65%가 아파트이고, 일반가구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서 산다.
하지만 전국을 하나의 모습으로 생각하면 놓치는 것이 많다.
신도시와 농촌이 다르고,
세종과 제주가 다르고,
가족가구와 1인가구가 다르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가격만 보는 것보다 사람들이 어떤 집을 선택하고 있으며 가구 구조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함께 봐야 앞으로의 주거 수요를 조금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다.
나 역시 오랫동안 아파트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도시를 봐왔다.
그런데 주택에 살게 된 뒤에야 대한민국의 다른 주거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쩌면 집을 보는 기준도 숫자 하나보다 내가 앞으로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가에서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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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국가데이터처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 등록센서스 방식 결과」
https://www.kostat.go.kr/boardDownload.es?bid=203&list_no=437767&seq=3
